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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미테이션 게임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을 보았다. 컴퓨터공학과 학생이라면 꼭 봐야하는 영화래서 보았다.

각자 다른 수업을 진행하시는 전공교수님 3분이 마치 짠 것처럼 강의시간에 '이미테이션 게임'을 소개해주셨다. 교수님들이 추천하는데에는 이유가 있겠지 싶기도 하고, 3분이나 추천해 주시니 학부생 된 도리로 안 볼 수가 없었다. 최근 문화생활을 못하고 있긴 했는데 마침 기회다 싶어 당장 봤다. 

 

영화 자체는 엄청 재밌다고 하긴 어렵지만 이공계 학생이라면, 혹은 암호학에 관심있는 학생이라면 흥미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앨런 튜링에 대해 궁금해졌다. 영화를 보고 나서 그의 이론이나 생각, 업적이 궁금해졌다. 영화를 보면서 교수님들이 언급했던 공학적(컴퓨터적) 포인트들을 직접 보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었다. 

 

 

1. 유니버셜 머신 언급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중 한 장면

 

컴퓨테이션 이론 강의에서 교수님이 언급하신 유니버셜 머신에 대한 언급 장면이다. 컴퓨테이션 이론이란 컴퓨터가 문제를 푸는 방식 (=인간이 문제를 푸는 방식)에 대해서 배우는 강의인데, 컴퓨터에 대해 설명하시면서 컴퓨터는 한 가지 동작만을 수행하지 않고 어떤 프로그램을 올리느냐에 따라 다르게 수행한다는 점에서 다른 기계와 다르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컴퓨터는 '유니버셜 머신' 이라 알려주셨는데 이 단어가 '이미테이션 게임' 에 나온다면서 꼭 보라고 하셨다. 남녀가 밤에 모여서 나눌만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교수님이 유머를 하긴했다. 이 장면을 볼 때 그게 생각나서 솔직히 피식했다. 작중에서 여주인공이 튜링이 고안한 머신을 보면서 ' 너 어떤 프로그램을 올리던지 다르게 동작할 수 있는 머신 (=유니버셜 머신)을 만들려는 거야? ' 라고 묻는다. 그것이 지금의 컴퓨터이고 앨런 튜링이 고안한 기계이다. 

 

 

 

2. 에니그마 해독을 위한 key (search 정의역을 획기적으로 줄이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중 한 장면

 

인공지능 과목에서 교수님이 설명해주신 search 분야가 이 영화에 나왔다. 다들 인공지능하면 머신러닝만 생각하기 쉽고 나도 그랬다. 하지만 인공지능에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들이 있고, 각 분야 하나하나가 교수님들 평생 연구분야일 정도로 관우, 장비 급이다. 그중 가장 기본적인 분야가 search이다. 정보를 찾고자 하는 범위를 지정하고 효율적으로 탐색하여 원하는 정보에 접근하는 기법이다. 영화에선 암호문의 key를 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범위를 튜링 기계에 돌려보는데 이 범위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광범위 해서 너무 오래 걸렸다. 더군다나 24시간이 지나면 key가 바뀌기 때문에 시간제한도 걸려있는 문제이다. 이때 주인공은 독일군 암호에 항상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문장이 있음을 알았고 이를 분석해서 search의 범위를 줄임으로써 key를 탐색하는 시간을 줄였다. 이는 시간복잡도를 줄인 대표적인 사례이다. 

 

 

 

영화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교수님이 언급하신 부분들을 직접 찾아보면서 읽으니까 영화를 감상함에 있어서 훨씬 재밌다고 느꼈다. 전공자로서 이런 디테일에 반가움을 느끼고, 이런 부분들에 열광하시는 교수님들도 나름 귀엽다. 꼭 보라고 추천하셨는데 러닝타임도 길지 않아서 전공자라면 꼭 한 번 볼만한 영화다. 나는 개인적으로 앨런 튜링에 관심이 가서 한 번 더 찾아 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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